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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블루레이답게 북미판임에도 소니 특유의 킵 케이스로 구성된 <다크 워터> 블루레이. 고정대가 은근히 잘 부러져서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크 워터>는 기억이 그리 많이 남아 있는 영화는 아니다. 다만, 차분한 분위기와 제니퍼 코넬리의 놀라운 연기력만큼은 확실히 인상에 남아 있다. 아마 과거에 내가 <다크 워터>를 리뷰했다면 상당히 호평했을 거라 생각한다.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를 싫어하는 스타일임에도 재미있게 봤던 건 역시 원작과 다른 유형으로 차분하게 연출되었다는 점과 제니퍼 코넬리 연기력이다. 추적추적 내려앉은, 힘겨운 삶의 무게를 버티는 엄마 역할의 제니퍼 코넬리는 촌철살인. 삭막하기 그지없는 뉴욕의 한편에서 삶을 위해 발악하는 그 광경은 분명히 현실감을 지니고 있었고, <다크 워터>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원작인 일본 영화 <검은 물 밑에서>가 주는 뉘앙스까지 포함해서) 그대로 톤 다운된 질감이 곁들여져 시대상이 반영된 영화로 기억된다.
<다크 워터>는 엄청 무서운 무언가를 보고 싶다면 추천할 수 없는 영화다. 대신 약간 무서운 요소를 지니고 있는 슬픈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기억이 안 난다면서 어떻게 추천 여부까지 가려낼 수 있느냐고? 최소한 제니퍼 코넬리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니퍼 코넬리의 영화는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추천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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