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예상했던 대로 <수리남>은 공개 4주 차 넷플릭스 주간 순위마저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그래도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다 별로였기 때문에 평타는 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수리남>은 한국 작품들 중에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드라마라는 걸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 만약, 이게 영화였다면 600만 명은 들어가야 손익 분기를 넘기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히려 매우 실망스럽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윤종빈 감독 개인에게 있어선 만족스러운 결과일 거라 본다. <수리남>을 예정대로 영화로 만들었다면 높은 제작비로 인한 (아무리 드라마보다 영화의 제작비가 줄었을 거라 해도 250억은 들지 않겠나.) 아주 높은 손익분기점 때문에 벌벌 떨었을 텐데, 넷플릭스로 공개하니 그런 부담감이 확 줄어든 데다 세계적 인지도까지 마련했다. 일시적이지만 북미와 영국에서 일주일 이상 순위에 머물렀다는 건 분명히 인상적이다. 넷플릭스로서도 300억이면 그렇게까지 큰돈은 아니기 때문에 양쪽이 윈윈한 경우라 볼 수 있겠다.
10월 1주 차 넷플릭스 주간 순위 영어권 영화 부문 1위는 <루>가 차지했다. 이건 굉장히 놀라운 일인데, 그토록 화제였던 <블론드>를 막아내고 차지한 영광이기 때문이다. <블론드>는 아나 디 아르마스가 엄청난 수위의 연기를 하고, 작품성도 대단할 거라고 말이 많았던 그 작품이다. 팩션 소설을 바탕으로 하긴 했어도 마를린 먼로의 일대기를 그린 느낌이라서 사람들이 더욱 기대를 했다. 그러나 초기 반응이 매우 안 좋더니만 결국엔 저예산 킬링타임 영화인 <루>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물론, 기대치에 비해서 부족했다는 얘기일 뿐, 10월 2주 차 주간 순위에서는 <블론드>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작, 화제작이 1주 차에서 기존 1위에 밀려 2위를 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2주 차에서도 그러는 일은 없었다.
10월 1주 차 넷플릭스 주간 순위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 주목할 만한 건 역시 <강철의 연금술사 2>다. 개인적으로 매번 이 녀석에 대해 언급하는 걸 꺼려했는데, 일본 사람들도 그다지 행복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국의 작품이 넷플릭스 주간 순위 10위 안에 들어갔음에도 기뻐하지 않는 걸 보며 묘한 씁쓸함을 느꼈다. 2편도 그렇게 별로인가?
그 외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인 <표류단지>가 순위에 들어갔는데, 이것도 그다지 행복해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좋은 성적을 거둬왔기 때문일까. 어쩌면 예상보다 순위가 낮아서일 수도 있겠다. 일본인들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부심이 장난 아니지 않나. 1위 정도는 해야 만족할지도.
10월 1주 차 넷플릭스 영어권 TV 주간 순위는 넉넉하게 <다머 - 괴물: 제프리 다머 이야기>가 차지했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벌써 넷플릭스 역대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 버렸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이렇게 광적인 반응이 나오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살인자의 인생 같은 거 아무런 관심이 없기 때문에 감상할 것 같진 않지만, 미국에서는 다머라는 인물의 행보가 꽤나 궁금했던 모양. 이런 성적과 달리 평론가들의 평가는 망작 쪽에 가깝다.
10월 1주 차 넷플릭스 주간 순위 한국... 아니 비영어권 드라마 차트에 한국 드라마가 5개 들어갔다. <작은 아씨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리남>, <환혼>, <신사와 아가씨>. 그런데 그런 한국 드라마를 이기고 2위에 올라선 아시아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태국 동굴 구조작전>이다. 태국을 배경으로 하고 태국 배우들을 캐스팅했으므로 태국 드라마가 맞을 거라고 본다. 대체 얼마나 재미있길래 태국 드라마로선 드물게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곧 감상할 예정이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의 다음 타자는 <글리치>다. 바로 내일 공개한다. 이번달 말에 한국 영화도 하나 공개되는데, <20세기 소녀>. 11월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는 <썸바디>라는 듯하다. 한 달에 두 개씩 한국 작품이 공개되고 있다. 무시무시한 기세다.
예고편만 보면 <글리치>와 <썸바디>는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클래스다. 반면 <20세기 소녀>는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 다 모인 작품이다. 90년대 추억팔이 + 청춘 로맨스. 예고편부터가 너무 판타지 느낌이라 절망적이다.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해서 IMF까지 건드렸던 <스물다섯 스물하나>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인 것 같아 도무지 볼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글리치>, <썸바디>는 무조건 보고, <20세기 소녀>는 사람들 반응에 맞춰서 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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