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무지성하게 돌격하는 인물들, 동선 연출이고 나발이고 없이 화려함만 추구하는 액션. 마이클 베이의 그런 버릇들은 <나쁜 녀석들> 때부터 오랜기간 변함이 없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트랜스포머>로 반짝 회생한 뒤에도 고쳐지질 않아 하락세를 타게 되었던 원인이었다. 그러나 마이클 베이가 그런 상황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감독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13시간>이라는 엄청난 영화를 만들어내서 '나도 할 줄 안다'는 걸 세상에 천명했다.
<13시간>은 참 우아한 영화다. 꽤 긴 러닝타임에도 지치지 않고 볼 수 있으며, 앞서 말한 액션의 동선 연출도 화재 시퀀스를 제외하면 우수한 편에 속한다. 아마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훌륭할 거라 생각한다. <13시간>을 연출하며 깨달은 게 있는지 이후에 연출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의 중력이 뒤집어지는 마지막 액션 시퀀스를 기가 막히게 잘 뽑아내기도 했다.
<13시간>은 엔딩마저도 근사하다. 기존 마이클 베이 특유의 석양과 함께 맞이하는 마무리는 같지만, 영화 내내 쌓아왔던 게 있기 때문에 감정 과잉이라는 생각은 안 들 것이다. 절제미가 확고한 주인공의 대사까지 완벽하게 어울린다.
마이클 베이처럼 자뻑에 취해 있는 감독도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다. 스틸북을 구매하지 못 한 것이 못내 아쉽다.
반응형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7 퀀텀 오브 솔러스 (2008) 블루레이, 영화의 장점과 단점 (4) | 2022.10.10 |
---|---|
영화 데자뷰 (2006) 블루레이, 토니 스캇과 마이클 베이에 대한 추억 (2) | 2022.10.08 |
영화 앰뷸런스 (2022) 스틸북 블루레이의 이모저모 (2) | 2022.10.07 |
엔트맨 (2015) 블루레이, 디즈니+ 탓에 계륵이 되어버리고 말다 (2) | 2022.10.07 |
영화 노잉 (2009) 정말 파격적이었던 비행기 폭발씬 (2) | 2022.10.04 |